여야 3당 원내대표 '담판' 무산…'경제청문회' 놓고 이견

2019-06-16     김민지 기자
왼쪽부터

여야 3당 교섭단체의 휴일 국회정상화 담판 '경제청문회' 견해차로 무산되면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포함한 6월 임시국회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여야가 합의접을 찾는데 실패하면서 일부 정당들은 17일부터 임시회 소집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간 중재 역할을 해온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제가 봐선 (협상이) 깨졌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이인영 원내대표는 만나고 왔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만나지 못하고 통화를 했다"며 "여전히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입장을 양보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날을 국회 정상화 '데드라인'으로 삼았던 오 원내대표는 예정대로 단독 국회를 소집하겠다며 "합의가 안 되면 단독 국회를 소집하기 위한 의총을 해야 하므로 지난 금요일 이미 각 의원실에 공문을 보냈고, 우리는 바뀌는 게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결정적으로 '경제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경제청문회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남은 것인데 민주당은 못 풀겠다는 것이고 한국당은 경제청문회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청문회를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한다"는 내용의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청문회에는)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와 정부 라인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전문가나 현장 목소리 대변할 수 있는 경제 일선에 있는 분들이 나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날도 물밑에서 경제청문회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선(先) 경제청문회 후(後) 추경심사 입장을 재차 밝혔고 민주당은 이에 난색을 표하면서 협상은 불발됐다.

민주당 측은 경제문제 진단은 기획재정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충분히 가능하며, 한국당이 요구하는 경제청문회는 정쟁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이 이제야 들고나온 경제청문회는 참으로 뜬금없고 갑갑할 노릇"이라며 "추경의 적시 집행은 놓친 채 다시 기약 없는 시간을 들여 원인을 찾고 진단을 하고 처방을 다시 쓰자는 것은 사실 현재의 위기에 손 놓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여야가 막판 극적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17일부터는 사실상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국회 소집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 당장 바른미래당은 17일 임시회 소집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은 내일 예정대로 단독국회를 소집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한국당 측에 모두 알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역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을 계속할 것인지 혹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단독국회 소집을 시도할 것인지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임시회 소집을 줄곧 요구해왔기에 민주당이 임시회 소집 결정을 내린다면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한국당이 극심한 반발을 할 것으로 보여 국회가 열린다 해도 의사일정 합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채 공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