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틀을 깨자” 이재용 부회장, 삼성물산 직원들과 ‘식판 스킨십’

사장단 미팅 ‘전자’에서 EPC계열사로 확대 “중동 미래산업서 삼성이 잘할 분야 찾아 발 빠르게 대응해야”

2019-06-25     김혜리 기자
이재용

 “글로벌 격변기에 기회를 현실화하려면 기존의 틀을 깨야 합니다. 삼성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전자부문 경영에 주력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 전자계열사까지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물산을 방문, 사장단과 회의를 갖고 “중동 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해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신속하게 프로젝트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명수 삼성물산 EPC 경쟁력강화TF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26일 방한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와 4대 그룹 총수 간 청와대 회동을 앞두고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자리의 성격이 강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일본 오사카에서 28~29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 참석 전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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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과 사장단은 EPC(설계·조달·시공) 계열 회사의 글로벌 사업 수행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과 사업 협력을 해 나갈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이날 사장단과 구내식당에서 직접 식판을 들고 배식을 받아 오찬을 함께하는 등 적극적 스킨십을 펼쳐 관심을 끌었다.

이 부회장의 이날 삼성물산 방문 일정은 이 회사 블라인드 사이트에 이 부회장이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줄을 선 사진과 산채비빔밥으로 식사하는 사진이 게재되면서 외부에 공개됐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에서 약 3시간 30분 동안 머물며 하반기 사업전략을 보고받고 논의했다”면서 “이 부회장은 보통 사업장을 방문하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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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일과 13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경영진과 시스템 반도체 투자 집행계획을 논의했다. 또  14일엔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IM(IT·모바일)부문 사장단과 회의를 했다. 17일엔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를 방문해 5G(세대) 이동통신 모듈 등에 대한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삼성물산 방문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의 적정성 논란으로 번져 관련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물산 방문은 사우드 왕세자 방한이라는 중요한 계기도 있지만, 현재의 위기 상황에 끌려가지 않고 사업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