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文대통령, 아베 만나 문제 해결해야…해법은 외교에 있어"

"北·中 대하는 태도의 절반만이라도 日에 보여줄 수 없나" "日 보복 가할 시 韓은 생산 중단돼 아무것도 팔 수 없어" "맞불 조치가 국익에 부합할지 신중히 생각해봐야 할 때"

2019-07-14     전제형 기자
유승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은 경제가 아닌 국제정치, 외교에서 발생한 보복"이라며 "아베의 치졸한 경제보복이 아무리 밉고 화가 나더라도 문 대통령은 일본과의 강대강 확전이 우리의 국가이익에 부합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어 "문 대통령이 아베와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촉구한다"며 "대통령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보복을 고집한다면, 그때 싸워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과 북한에는 한없이 부드러운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서는 강경한 이유가 무엇인가, 말만 강하면 진정으로 강한 것인가"라며 "일본의 경제보복을 외교로 해결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을 대하는 태도의 절반만이라도 보여줄 수는 없는가"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나는 친일도 반일도 종북도 아니지만 냉철하게 문 대통령에게 묻는다"라며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경제보복을 했을 때 문 대통령이 보여준 저자세와 '오지랖이 넓다'는 수모를 당하면서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에게 보여준 저자세를 우리 국민은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와 주권은 타협할 수 없지만, 경제와 안보를 위해서는 협력해야 할 이웃이 일본"이라며 "민족상잔의 6·25를 일으켰던 북한과 그 전쟁에서 북한의 편에 섰던 중국과도 국익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이라면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국익을 위해 과감하고 대담한 변화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과의 싸움은 구조가 다르다"며 "우리가 일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소재, 부품, 장비는 한마디로 일본 기술 경쟁력의 결정체다. 일본, 독일,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산업의 뿌리를 장악하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고 그 기술로 이들은 세계를 제패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일본은 우리가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는 산업의 뿌리를 움켜쥐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소재, 부품, 장비로 보복을 가하면 우리는 생산이 중단되고 아무것도 팔 수가 없다"며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 수출로 먹고 사는 경제, 자유무역질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봐온 경제가 우리 경제다. 이 체질과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 기술력이 일본을 능가하지 않는 한, 우리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그만큼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우리의 국가 이익을 위한 판단과 선택"이라며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사법부의 몫이고, 이 판결 이후 일본과의 협상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