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강한’ 삼성물산, 건설업 불황에도 안정성 확보해 고군분투

2019-07-18     박순원 기자
삼성부문

삼성물산이 올해 건설업계 침체와 1분기 실적 감소 여파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1분기 실적은 감소했지만 건설부문에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등 여전히 선방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052억원으로 전년 동기(2092억원) 대비 50%가량 감소했다.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별도 부문에서는 삼성물산 1분기 영업이익은 306억원으로 전년 동기(1133억원) 대비 73% 줄었다.

삼성물산의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는 하이테크 부문 공사 감소와 일부 해외현장에서의 공기 지연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감소에도 삼성물산의 업계 전망은 여전히 좋다는 평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국내 주택 수주량을 줄이고 마진율이 높은 하이테크 사업으로 경영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업이익 측면에선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과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하이테크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싱가포르 등 ‘수주 험지’에서도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이 경쟁하는 시장으로 이 지역의 수주는 저렴한 공사비만으로는 안 되고 건설사의 기술력이 담보돼야 가능하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의 수주는 타지역 수주와는 내용이 다르다”며 “삼성물산의 하이테크 기술이 해외 건설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증표”라고 평가했다.

최근 정부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삼성물산에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SOC 확대 정책으로는 수도권 철도ㆍ지하철 확충 등이 거론된다. 그동안 철도와 관련한 공사확대는 대형 건설사에 특히 호재로 작용해왔다.

앞서 삼성물산은 2015년 말 이후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시장 신규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선 삼성물산이 국내 주택시장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이 같은 기조는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사업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삼성물산은 타 대형 건설사에 비해 주택사업 비중이 낮다. 삼성물산의 지난 1분기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한 비중은 20%대로 낮은 반면, 같은 시기 현대건설은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한 비중은 4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사업 비중이 낮은 점은 리스크가 적고 사업 안정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이 같은 기조를 바탕을 국내 주택 신규 사업에도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신규 주택 브랜드 가치에서 자이와 힐스테이트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며 “하지만 삼성물산이 다시 국내 주택사업 공급을 늘릴 분위기가 감지돼 업계에서 주목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