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학생·학부모 도심집회…"학교 주인은 학생"

광화문 앞 자사고 학생·학부모 5000명 집결 '재지정 탈락' 자사고 학생 대표들 "학생 의견 반영 왜 안하나" 학생 공연 등 문화 행사 후 청와대 방향 행진

2019-07-21     정예린 기자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9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운영평가에서 기준점 이하로 평가된 8곳에 대해 지정취소를 예고한 가운데 자사고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문화 행사를 열고 자사고 폐지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 지역 21개 자사고 학부모들이 모여 만든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 1회 서울 자사고 가족문화 대축제'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약 500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가 참석했다.

학생들이 준비한 문화 공연에 앞서 지정 취소 대상에 오른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 등 8곳의 학생 대표들은 무대에 올라 자사고 존치를 주장했다.

박준혁 서울 세화고 학생회장은 "자사고 지정취소에 반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교육은 실험 대상이 아니고, 교육감에 따라 교육제도가 바뀐다면 교육의 안정성이 무너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이번 자사고 지정취소는 자사고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교육감이 내린 결정"이라며 "지정취소가 취소되고, 세화고도 다시 자사고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은서 한대부고 학생회장은 "자사고 폐지로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참담하다"며 "자사고 소속 학생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배제한 부당한 처사이며, 자사고 폐지만으로는 교육적 평등을 끌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4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내 학생청원게시판에는 '학교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우리 의견을 들어주세요!'라는 의견이 올라와 하루 만에 1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이 글에는 학생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부당성 및 조희연 교육감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학생청원게시판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부터 도입한 것으로 게재된 의견에 서울 학생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교육감이 직접 답변하는 제도다. 1000명 이상이 관련 글에 동의한 만큼 조 교육감은 한 달 이내에 직접 답을 해야한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