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백색 테러' 규탄 28만명 참여...경찰 진압에 부상자 다수 발생

2019-07-28     김완묵 기자

홍콩 시위대와 정부 간 충돌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27일 저녁(현지시간) 경찰의 금지 방침에도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이날은 경찰이 최루탄 등을 사용해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대립도 격화되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21일 홍콩 전철역에서 흰옷을 입은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을 '백색 테러'로 규정하고 27일 경찰의 금지 방침에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바 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 28만8000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경찰은 1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 21일 밤 벌어진 시위가 끝나가는 무렵, 위안랑 전철역에는 100여 명의 흰옷을 입은 남성들이 쇠몽둥이와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자들과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최소 4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벌어져 홍콩은 물론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홍콩 경찰은 용의자 12명을 체포했으며, 여기에는 홍콩 폭력조직 삼합회(三合會) 일파인 '워싱워(和勝和)', '14K' 등의 조직원이 여럿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시위는 이 같은 '백색 테러'를 규탄하는 목적에서 벌어졌고, 시위대는 도로 점거 행진을 강행했다. 이에 경찰은 최루탄과 시위 진압용 스펀지탄을 사용해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명보(明報)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현지시간)께부터 신계(新界) 지역의 위안랑(元朗)역 인근 도로에서 폭력 규탄 집회가 열렸다. 대체로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는 위안랑역 인근 도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면서 '백색 테러'를 규탄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경찰을 뜻하는 '警'자에서 밑의 '말씀 언'(言)자를 빼고 대신 폭력조직을 뜻하는 흑(黑)자를 넣은 글자를 찍은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시위대는 백색 테러를 주도했던 사람들이 주로 살고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남핀와이 마을 입구까지 행진해 격렬하게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일부 시위대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깡패들아 나와서 한판 붙자"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저녁이 돼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섰고, 위안랑 전철역 일대 도로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과 비살상 무기의 일종인 스펀지탄을 사용했다. 또 현장에서 불법 시위 혐의로 일부 시위대를 체포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