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두현 검사가 조사하게 해달라"... 윤중천 지목 검사 '조국 법무부장관' 보좌관으로

신임보좌관, 과거사위 수사촉구 근거 '윤중천 진정서'에 등장 윤중천 고소장하자 특정 검사 언급하며 수사주체 변경 요구

2019-08-09     윤여진 기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사실상 내정된 법무부 장관을 곁에서 지키는 신임 정책보좌관이 강간치상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진 건설업자 윤중천(58·구속)씨가 과거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수사검사로 요구했던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학의 사건'이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서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의 보좌역에 관련 의혹을 산 검사가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법무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하반기 인사이동내역'에 따르면 6일 자로 법무부 장관정책보좌관직에 전보된 고검검사급(중간간부) 검사는 조두현(49·사법연수원 33기) 전 전주지검 부부장검사다. 

문제는 조 신임 장관정책보좌관과 윤씨의 인연이다. 윤씨는 과거 한약재 전문상가를 분양하며 개발비 70억 여원을 횡령한 의혹으로 지난 2010년 11월 피해자들에게 고소됐다. '한방천하' 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을 배당받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조사과에선 검사가 아닌 수사관이 윤씨를 조사했다. 윤씨는 이때 담당 수사관이 수사 내용을 다른 피고소인에게 흘려 편파수사가 의심된다며 수사주체를 바꿔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윤씨가 요구한 인물이 바로 조 보좌관이다.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이 확보한 윤씨가 지난 2011년 7월 27일 서울중앙지검장 앞으로 제출한 진정서엔 "성모 수사관이 하는 것을 검사장님 방침대로 조두현 검사로 하여금 조사해달라"고 적혀 있다. 이 사건은 이듬해 12월 30일 '혐의없음' 처분됐다. 윤씨가 언급한 "검사장님"은 이명박 정부 시기 첫 번째 검찰총장을 역임한 한상대(60·13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다. 진상조사단에게서 이 내용을 보고받은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는 "윤씨가 수사를 받던 중 한 당시 검사장 앞으로 제출하자 그 요구사항대로 수사주체를 변경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결론 냈다. 

과거사위는 이같은 수사주체 변경 사실에 윤씨가 김학의(63·14기·구속) 전 법무부 차관을 상대로 성 접대가 벌어진 곳인 강원 원주 별장에서 한 전 총장의 지난 2005년 인천지검 1차장 재직 당시 명함이 발견됐다는 점을 보태 검찰에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과거사위에서 '김학의 사건' 주임위원을 맡은 김용민(43·35기) 변호사는 지난 5월 2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윤중천과 어울렸던 다수 검찰 관계자들이 확인된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2013년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 수사 당시 윤씨의 '검찰 인맥'으로 윤씨와 김 전 차관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6일만인 지난 6월 4일 "당시 수사라인에 있는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했으나 한 전 총장의 개입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며 수사에 착수할 구체적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압수한 윤씨 휴대전화엔 한 전 총장의 전화번호가 저장되지 않았고 통화내역도 없다는 게 근거였다. 

한 전 총장은 '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한방천하 사건을 보고받은 적이 없고 수사 사실도 몰랐다'는 취지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 보좌관은 윤씨가 작성한 진정서에 본인 이름이 적힌 배경이 무엇인지 묻는 위키리크스한국에 아무런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