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윤동한 회장 사퇴에도 뿔난 여론...'국민연금 주식매각' 주장까지

2019-08-12     황양택 기자
윤동한

사내 월례조회 시간에 막말·여성비하 영상을 강제로 상영해 논란을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전격 사퇴했지만 뿔난 여론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영상 논란으로 한국콜마에 대한 불매운동 목소리는 물론, 국민연금의 한국콜마 주식 매각 검토 주장까지 제기됐다.

앞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전날(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죄한다면서 회사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특히 여성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 올린다"며 "그 동안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오신 임직원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로 많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저의 과오는 꾸짖어 주시되 현업에서 땀흘리는 임직원과 회사에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콜마 측에서는 지난 9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논란이 대외 경제 여건과 경영에 대한 내용을 말하던 중 이해를 돕고자 특정 유튜브 영상 일부분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콜마는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돼서는 안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현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 언급도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콜마 측의 해명과 윤동한 회장의 사퇴에도 성난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한국콜마와 관련된 제품에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고 나섰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업체에서 오히려 여성들을 극단적으로 비하하는 영상을 시청해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다.

한국콜마가 일본 회사와 합작해 설립됐다는 점도 소비자 불매운동의 배경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국콜마는 1990년 설립 당시 한국콜마가 51%, 일본콜마가 49% 지분의 구조로 세워진 회사로 알려졌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지금도 한국콜마의 지분구조를 보면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가 27%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콜마도 지분 12.4%를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자발적 불매운동에 이어 국민연금이 한국콜마 주식 매각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기업의 주가를 국민 돈으로 부양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2019년 1사분기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한국콜마 모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주식 6.22%와 한국콜마 주식 12.67%를 보유하고 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기업이 일으킨 사회적 물의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정책에도 마땅히 반영돼야 한다"면서 "국민연금은 이른바 오너리스크로 국민연금기금과 소액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준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에 대해 피해 배상 방안과 이후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국민연금법 제 102조 4항 국민연금기금의 책임투자 원칙 규정에 따라 국민연금은 기금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할 때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한국콜마 사건을 통해 어떤 기업이든 사회책임을 준수하지 않으면 그 기업 대주주와 경영진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줘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한국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 주식 매각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