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 논란’ 막장 치닫는 DHC...국내 소비자들 “레드카드”

DHC TV "막말 아닌 정당한 비평...韓불매운동 언론봉쇄 우려" 야마다 아키라 "DHC코리아 사과 입장문은 직원들 협박 때문" 국내 소비자들 "DHC 사과 문제 떠나 국내서 완전히 퇴출해야"

2019-08-16     황양택 기자
[사진=DHC

‘혐한 방송’ 논란으로 불매운동의 주요 표적이 된 DHC가 ‘막장’ 발언을 계속 이어가자 국내 소비자들은 16일 DHC 퇴출운동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DHC의 자회사 'DHC TV'가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관련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DHC 한국 철수와 영구 퇴출”로 응수했다. 소비자들의 자발적 불매운동이 점점 매출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는 가운데 DHC 역시 매출 급락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DHC TV는 지난 14일 사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최근 불거진 혐한 방송 논란이 막말이 아닌 정당한 비평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부당한 행동이자 언론탄압이라고 했다. DHC TV는 “프로그램 내 뉴스 해설에서 한일관계와 관련된 말은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비평으로 자유로운 언론 활동의 범위 안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식을 넘은 불매운동이 전개되는 것은 언론 봉쇄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DHC 한국지사인 DHC코리아가 사과문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뒤엎은 것이다. DHC코리아는 해당 방송이 자사와 무관하게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DHC코리아는 논란의 발언들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며 한국을 비하하는 방송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DHC TV 생각은 여전히 달랐다. DHC TV 대표이사 야마다 아키라는 전날(15일) 직접 논란의 방송에 출연해 “DHC코리아가 사과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직원들에 대한 협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불매’를 넘어 ‘퇴출’이라는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사이트 ‘노노재팬’의 소비자들은 “DHC 불매에 그치지 말고 우리나라에서 쫓아내야 한다”, “클렌징오일을 많이들 쓰는데 최근에는 대체할만한 제품들이 많이 나왔다”, “한국에 악영향을 주는 극우, 전범 기업들을 먼저 우선적으로 불매하고 퇴출시켜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사과 문제를 떠나 한국을 비하하고 혐한을 확대 생산하는 DHC의 한국 철수를 촉구한다”고 했다.

국내 H&B(헬스앤뷰티)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여론을 고려해 DHC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모양새다. 올리브영은 온라인몰에서 DHC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고객들의 눈에 띄지 않는 위치로 상품을 이동시켰다. 제품 중단과 철수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온라인몰에서 DHC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오프라인 점포에서 추가 발주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 롭스 역시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중단하고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해당 제품의 진열을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티몬·위메프·G마켓·11번가·옥션 등 온라인 마켓도 DHC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검색어 서비스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불매운동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전략 방안들도 활발하게 제시되고 있다. 심승규 일본 아오야마 카쿠인 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부 교수는 CBS 라디오 방송에서 일본과의 문제가 결국에는 외교적으로 해결돼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아베 내각에 정치적 타격을 주고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형태의 불매운동이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명분이 분명한 뚜렷한 타깃을 선정해서 ‘핀셋’ 퇴출 운동을 전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불매운동으로 DHC를 자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잘가요DHC 해시태크 캠페인을 SNS 상에서 펼치자고 촉구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