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장관 오늘 만난다…한일 갈등 해법 나올까

21일에 한중·한일 양자 회동도 예정

2019-08-20     이병욱 기자
강경화

 

한국과 중국, 일본 외교장관이 20일 베이징에서 만난다.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는 한일 갈등이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함께 3국 외교장관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21일에는 이번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본 회담이 열리는데, 한-중, 한-일, 중-일간 양자 회담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일본 외무성 발표를 인용해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21일 열린다고 전했다. 3국 외교장관들은 회의가 끝난 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접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는 3년여 만에 열리는 것이다. 한중일 3국은 현재 외교, 교육, 통상, 환경, 문화 등 21개 장관급 회의를 포함해 698개 정부 간 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2008년 이래 정상회의도 7차례 개최한 바 있다. 이번 회의의 목적은 올해 말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가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 이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양국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외교장관 회동으로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양국 갈등의 분수령이 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결정 시한이 오는 24일로 다가왔고,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조치 시행일도 28일로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양자회담에서 양국 외교 장관이 한일 갈등 완화를 위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일본과 안보·경제협력을 지속해 왔다"며 양국 협력을 강조하면서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독도방어훈련'도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매년 전후반기 한 차례씩 실시해온 독도방어훈련은 올해 6월 이후 잠정 연기된 상태다. 일본의 태도에 따라 훈련의 시기나 규모 등이 유동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일 외교장관은 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당시 양자회담을 진행했으나 서로 큰 입장차만 확인했고, 이후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이밖에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북한 비핵화 및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한중일 3국 회담인 이번 외교장관 회의가 한일 갈등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지, 확전할지 판가름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