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韓日 무역분쟁, 中 중재 추진...미국의 빈자리 노린다"

2019-08-20     이희수 기자
[연합뉴스]

중국이 동북아시아 지정학적 영향력을 활용해 한국과 일본 간 무역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 한다고 일본 매체 닛케이시안리뷰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동북아 3개국 외교장관회의에서 수출통제권 분쟁을 주요 의제로 삼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첸 유쥔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은 항상 지역경제 통합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이 타협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3국 FTA 틀에서 양국 관계를 완화하는 접근법이 양국 내부의 민족주의 압력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일관계는 일본 기업들이 과거 식민지 시기 강제 노동에 동원된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한 이후 악화됐고, 일본은 지난 7월 반도체 핵심 물자에 대한 한국 수출을 제한했고, 이어 '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미국이 한국 정부의 도움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약화된 미국을 빈자리를 채우려고 한다는게 닛케이의 진단이다.

지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4주년 기념사를 통해 일본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 문제를 한국과 직접 논의할 용의가 있지만 제3자의 조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베이징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강 장관과 무역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지만 중국을 포함한 본 회의에서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한국의 일본 기업들에 대한 수출 통제나 소송 문제에 대해 어떠한 근거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또 미국이 조정에 나서더라도 자국을 압박해 양보를 유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찬우 도쿄 소재 다이쿄 주니어 칼리지 부교수는 “한국은 역사적 문제에 있어 더 큰 국가들과 공통된 입장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개입을 환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의 중재자 역할이 한일 양국 관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 나라는 국가 우선 순위가 다르고, 특히 중국이 한일 무역분쟁에서 적극적으로 중재할 만한 충분한 인센티브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 여전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태롭게 하는 외교 전략은 펴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