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와 대화 기대 점점 사라져…모든 조치 재검토 상황"

2019-08-31     김민지 기자
최선희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불량행동' 발언을 문제 사므며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모든 조치를 재검토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 1부상은 31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북조선의 불량행동이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였다'는 비이성적인 발언을 하여 우리를 또다시 자극했다"며 "'불량행동이라는 딱지까지 붙여가며 우리를 심히 모독한 것은 그들 스스로가 반드시 후회하게 될 실언"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조미(북미)실무협상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1일에도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발언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으로부터 "미국 외교의 독초" "북미 협상의 훼방꾼"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27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행사에서는 "미국은 북한의 불량행동이 좌시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이해 가능성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실무협상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두 달이 지나도록 진전되지 않고 있다.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전략적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담화 역시 실무협상 지연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는 동시에 미국의 협상 전략 변화를 압박하면서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1부상은 "미국의 외교수장이 이런 무모한 발언을 한 배경이 매우 궁금하며 무슨 계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켜볼 것"이라며 "끔찍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거든 미국은 우리를 걸고 드는 발언들로 우리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