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파문, 정계 '시계제로'... 문 대통령 결정 따라 대격변 예고

檢, 조국 부인 기소에 정치권 후폭풍…정기국회 파행 등 예상 태풍 '링링' 우회해 귀국한 문 대통령 앞에 다시 '조국 태풍'

2019-09-07     이병욱 기자
동남아

국회에서 벌어진 '조국대전'은 끝났지만 정치권내 후폭풍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4시간의 공방 끝에 막을 내린 가운데, 청문회 당일 오후 10시 50분에 검찰이 조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아대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전격 불구속 기소했다. 정 교수가 딸 조모(28)씨가 받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위조했다는 혐의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직후 기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국은 다시한번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야당은 "조국 사퇴"로 드라이브를 건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권력기관, 특히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방어에 주력하고 있다. 

야당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끝내 보여주지 못해 '맹탕 청문회'란 비판을 받았는데, 조 후보자 부인이 기소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민주당은 검찰이 조 후보자 부인을 불구속 기소한 것과 관련해 "절차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기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아내가 기소된다면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가 "어떤 경우든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답했다.

여야 간 격렬한 대치 속에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파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는 지난 2일 정기국회 개회식을 시작으로 100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오는 17~1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23~26일 대정부 질문, 3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국정감사, 다음달 22일 2020년도 예산안 정부시정연설을 앞두고 있다.

정기국회가 진행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여야는 513조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슈퍼 예산안'을 두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통과시킨 선거법 개정안 역시 또 다른 뇌관이 될 수도 있다.

이밖에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공수처 신설안을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도 예상된다.

이제 공은 일단 청와대로 넘어갔다.

5박 6일간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6일 오후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를 향해 접근하는 13호 태풍 '링링'을 우회해 귀국했지만, 더 큰 파장이 예상되는 '조국 태풍'을 마주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후 청와대에서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조국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대한 마지막 검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사법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한만큼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현재까지는 강하지만, 청문회 결과에 따라 여론의 향배도 무시할 수 없어 문 대통령이 심사숙고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