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 어느 시점에 김정은 만날 의향 있다"

올해 안에 북미 정상 간 3차 핵 담판 성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 커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 이어 유화 메시지 지속 전달 美 국무부 "북한이 이달 말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것은 고무적"

2019-09-13     전제형 기자
도널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볼티모어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어느 시점에 김정은과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어느 시점엔가(at some point later this year) 그렇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실무협상 개최를 제의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기 때문에 실무협상 재개를 시작으로 북미 정상 간 3차 핵 담판 성사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앞서 최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양국이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최 제1부상은 "나는 미국 측이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며 "만일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게 되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새 계산법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제안하면서 새 계산법을 요구한 데 대한 질문에 "지켜보려고 한다"고 즉답을 피한 채 "나는 북한이 만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아마 들어봤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란이 만나길 원하고 중국이 협상을 타결하길 희망한다는 걸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다"며 "많은 흥미로운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마주했으나, 제재 해제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강경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데 이어 11일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매우 큰 잘못을 한 것"이라며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보라. 그것은 좋은 표현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한에 분명한 체제보장 메시지를 던지며 대북 유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미국 국무부 역시 북한이 이달 말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고무적이라며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은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에 전달해왔다"며  "협상에 복귀하겠다는 고무적인 신호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