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세 장기화되면 '스태그플레이션' 고조

사우디발 고유가 확산 가능성 '빨간 불'

2019-09-16     김지형 기자

사우디발 유가 리스크가 장기화 될 경우 경기침체를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사우디발 유가 리스크 어떻게 봐야하나'라는 제하의 리포트를 통해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되고, 유가 상승 폭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경기의 침체,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사우디발 유가 리스크가 국내외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해 "이 사태가 단기간에 그친다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유가 상승이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외 교역사이클에도 제한적 수준의 유가 반등은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면서 "수출단가 상승이 교역확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유가의 제한적 상승 시 시중금리 추가 상승으로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도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 되고 유가 상승 폭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고유가 장기화 시 물가 리스크 확산 가능성이 높다. 유가 상승률의 기저효과로 인해 4분기부터 미국 내 물가 압력이 크게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시점이어서 고유가 현상이 물가 상승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이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고개를 든다면 미 연준의 금리인하 행보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국내 경제의 경우 유가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다 유가 불안 장기화는 국내 제조업 경기 부진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는 무역수지 흑자폭의 추가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국제유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면서 일부는 생산차질로 단기적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장기 영향은 크기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우디의 원유 비축분과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등으로 공급 부족 현상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단기적 사우디 생산 차질은 국제유가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가의 상승세 지속 여부는 ▲사우디의 생산시설 복원 시기 ▲중동지역 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여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