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김명길 비핵화 '단계적 접근'..."'시간·장소' 정해지면 논의"

2019-09-21     이호영 기자

미국 국무부는 현지시각으로 20일 비핵화 '단계적 접근' 입장을 보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언급과 맞물려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관련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리비아 모델 비판을 지지하면서 새로운 방법론을 기대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미국 측 반응이다. 

우리 외교부는 이같은 김 대사 발언에 대한 언급은 피했지만 스티븐 비건 특별 대표와 이달 말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미 실무협상 관련 의견을 나누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날 북측 김 대사가 단계적 접근에 대한 선호를 드러낸 데 대해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해당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달 하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북한이 단계적 접근을 주장하며 협상 테이블이 꾸려질 경우 양측 간 각각 제시되는 안들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해볼 수는 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단지 미국이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인지,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앞서 16일 북한은 외무성 국장 담화를 통해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북한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 해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시간과 정소가 정해지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동일한 표현으로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카운터 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북미 협상 재개에 대해 논의했다. 

이와 맞물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현지시각으로 20일 이 본부장은 북미 간 협상 재개 관련 "북쪽에서 계속 신호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김명길 북측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법을 환영한 데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북미 간 소통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9월 말 이내 협상 재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과 관련해 스티븐 비건 대표와 어떻게 같이 일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또한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도 다녀왔다"며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과 함께 비핵화를 위한 공동 노력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도훈 본부장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도 "제일 중요한 건 일단 양측이 같이 앉아야 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도 같이 앉아 그동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여러 생각을 나누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