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거사조사단 김학의 사건 최종보고서엔 윤석열 '명함·전화번호·다이어리' 없다

다른 법조인과 달리 '윤중천 비공식 면담 진술'만 있어

2019-10-11     윤여진 기자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이 지난 5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검찰과거사위)에 제출한 최종보고서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스폰서 윤중천씨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친분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한겨레21'은 이날 오전 기사에서 친분이 있는 윤 총장을 김 전 차관 접대 장소인 원주 별장에서 접대했다는 윤씨의 진술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복수의 검찰과거사위원에 따르면 진상조사단 8팀은 지난 5월 27일 검찰과거사위에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사건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1000쪽이 넘는 분량의 보고서엔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한 윤씨 별장에서 발견된 법조계 관계자 명함 명부, 윤씨의 차명 휴대전화 전화번호부와 다이어리 메모가 첨부됐다. 하지만 이 세 가지 기록 어디에도 '윤석열' 이름 석자는 없다. 검찰과거사위가 최종보고서를 보고받은 후 이틀 뒤 검찰에 수사촉구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다른 법조관계자들의 경우 이같은 기록들이 하나라도 있는 것과 대조된다. 

윤 총장 관련 윤씨 증언이 있었다는 내용을 처음 보도한 하어영 한겨레21 기자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씨의 전화번호부나 압수된 명함, 다이어리 등을 재검토하면서 발견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종보고서 내용과 명백하게 다른 점이다. 이같은 한겨레21 보도에 대검은 "검찰총장은 윤씨와 전혀 면식조차 없다. 당연히 그 장소에 간 사실도 없다"는 공식 입장문을 내놨다.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당시 청주지검장·수사단)은 진상조사단이 윤씨를 면담한 기록에 '윤석열'이란 이름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윤씨가 검찰 조사에선 진상조사단 면담 당시 윤 총장 이름을 언급한 것 자체를 부인했다고 수사단은 밝혔다. 수사단은 <위키리크스한국> 보도 이후인 이날 낮 12시 10분쯤 "2013년 검경 수사기록 상 윤씨의 전화번호부, 명함, 다이어리 등 객관적 자료에 윤 총장의 이름이 전혀 등장하지 않고, 기타 윤씨가 윤 총장을 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었음"이라고 덧붙였다. 

수사단 입장과 달리 윤 총장 이름이 들어간 명함 등 자료가 존재하지만 검찰과거사위에 공식 제출한 최종보고서에선 진상조사단이 빠뜨렸다면 '보고 누락'이 된다. 윤씨를 면담한 건 진상조사단 8팀 내부위원에 파견됐던 이규원 검사다. 이 검사는 지난 7월 초부터 미국에서 1년 과정의 국외훈련 중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