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35일만에 전격 사의…"검찰 개혁 위한 '불쏘시개' 역할 여기까지"

'특수부 축소·명칭변경' 검찰개혁 브리핑 2시간만에 전격 발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 "자리 내려와야 검찰개혁 성공적 완수 가능한 시간 왔다 생각"

2019-10-14     이병욱 기자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사직의 뜻을 밝혔다.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지 35일만이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다"며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어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 기까지"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사퇴 배경에 대해 본인과 일가에 대한 무수한 의혹제기와 수사가 있음을 밝혔다. 

그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 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며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취임 이후 한 달여 동안 진행해온 검찰개혁에 대해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조 장관의 사의 표명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및 명칭변경을 비롯한 검찰개혁 방안을 브리핑한 지 2시간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조 장관은 사의를 발표한 직후 장관 집무실에서 간부들과 만나 소회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민정수석이었던 조 장관을 지난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조 장관은 이후 부동산 이중매매 의혹, 자녀 부정입학 의혹, 일가가 운영하던 사학재단 웅동학원 관련 허위소송 의혹,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등 전방위 의혹에 휩싸였다.

이후 10여개의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은 8월 23일 의혹과 관련된 장소 30여군데를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국회에서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렸던 지난달 6일에는 조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으나 문 대통령은 9일 조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이후 검찰 수사과정에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6)씨가 구속기소됐고, 조 장관의 동생인 조권(52)씨에게 돈을 전달한 2명도 구속된 상태다.

조 장관이 사의를 발표한 이날 부인 정경심 교수는 다섯번째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