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향 전자담배 퇴출 대신 연령제한 상향 예고

트럼프, 18세에서 21세로 높일 것 예고…내주 발표 계획

2019-11-09     전제형 기자
전자담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자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현 만 18세에서 만 21세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향 전자담배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당초 입장에서는 후퇴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미 행정부가 전자담배에 대해 매우 중요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며 "우리의 아이들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21세로 하는 나이 제한을 두려고 한다"며 "한편으로는 (전자담배 업계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담배의 전면적인 판매 금지는 업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에 연령을 높이는 선에서 규제책을 마련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향 전자담배를 완전히 퇴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업계의 로비 속에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가향 전자담배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미국 내 전자담배 흡연자 중 폐 질환에 걸려 목숨을 잃은 사례는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망한 모든 환자는 과거 전자담배를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는 게 미 보건당국의 입장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 최대 전자담배 회사인 쥴은 지난 7일 미성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민트향 전자담배'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민트향 전자담배는 미국 내 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있는 제품이며 흡연을 하는 미국의 고등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 중 하나다. 

[위키리크스한국=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