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선대회장 사업보국 이념 기리자"... 동반성장 `100년 기업 삼성` 으로!

이재용 부회장, 삼성그룹 사장단과 첫 오찬…사장단 50여명 참석 "지금 위기가 미래 위한 기회 돼야…기존 틀·한계 깨자"

2019-11-20     정예린 기자
19일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합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에 처음 호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에는 해외 출장 일정으로 추모식 전주 주말에 가족들과 미리 선영을 찾아 참배했고, 30주기였던 재작년에는 구속 수감돼 불참했다. 

이날 오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참석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줄곧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을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50여명도 추모식에 참석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사장단 전체가 모인 자리에 참석한 것은 사장으로 승진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추도식 직후 오전 11시 30분께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하며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기렸다.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뜻으로 이병철 선대 회장의 창업 정신이다.

이 부회장은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며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 나갑시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 방송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0월 열린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최근 선대 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을 경영 이념으로 천명하면서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기술로 상생과 동반성장을 이끌겠다는 의미를 담은 새 사회공헌 비전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4월 30일에는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133조원 투자, 1만5000여명 채용,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와의 상생협력을 골자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공식 선포했고, 작년에는 3년간 180조원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은 또 이날 사장단에 "지금의 위기가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자"며 혁신을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대내외 환경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고, 스마트폰과 가전 등 다른 주력 사업도 중국의 성장과 보호무역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로 쉽지 않은 환경에 처해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 자동차 전장 사업, 5G 등을 신성장사업으로 지목하고 직접 발로 뛰며 사업을 키우고 있다. 또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 목표를 공언하고,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개발을 지시하는 등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올 3분기 말 기준 연구·개발(R&D) 투자로 15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초격차'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100년 삼성'의 기틀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