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 일주일째...유승민 “공수처, 힘 합쳐 막아내야”

2019-11-26     강혜원 기자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6일 청와대 앞에서 일주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단식농성장 옆에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를 전후해 황 대표의 텐트를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텐트를 나와 기자들에게 "국회 돌아가는 상황을 좀 논의했고, 대표께서는 '수고해달라'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가) 거의 말씀을 못 하신다. 그냥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그런 정도"라고 했다.

한국당은 황 대표의 상태가 악화하자 구급차와 의료진을 주위에 준비해뒀다고 김도읍 대표 비서실장이 밝혔다.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즉시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서다.

황 대표 곁에서 매일 밤을 보내고 있는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날이 춥고 바람에 천막이 펄럭이는 소리 때문에 황 대표가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며 "자다 깨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 텐트에는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유승민 의원이 방문, 황 대표가 단식 요구 조건으로 내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을 국회에서 함께 저지하자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유 의원은 황 대표를 만나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좀 중단하셨으면 좋겠다"고 만류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유 의원은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해서는 어차피 문제의식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막아내야 하니 국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고, 황 대표는 "고맙다"고 반응했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은 각자의 오른손을 맞잡은 채 2∼3분 동안 얘기를 나눴다.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는 황 대표가 마스크를 벗으려 하자 유 의원이 "벗지 마시라"고 말렸다고 함께 있던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연합뉴스에 전했다. 지 의원은 "실내와 실외에서 하는 단식이 다르다던데, 그런 게 확 느껴질 정도로 정말 안 좋아 보이더라"고 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