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북협상, 희망한 만큼 진전 못 이뤄... 포기는 안 해"

2019-12-04     뉴스1팀
스티븐

미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3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기대했던 만큼의 진전을 아직 이루지는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의식한 듯 한국의 대폭 증액 동맹 간 비용과 부담의 분담을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한국국제교류재단(KF) 워싱턴사무소 송년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건 대표는 "내 어깨 위에 놓인 무게를 느낀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긴 1년여 시간이었다"며 "우리 팀 전체에 힘든 일이었으며 여러 가지 면에서 기진맥진한 일이었지만 보상이 없는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우리는 현시점에 우리가 희망했던 만큼 많은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포기하지 않겠다는 점은 매우 분명히 하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5일 '스톡홀름 노딜' 이후 북미 교착 상태 속에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등 비핵화 전망이 밝지만은 않지만 조속한 대화 재개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북 특별대표로서의 활동을 회고하고 한국의 파트너들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방한한 사실을 언급하고 서울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비건 대표는 한미관계를 매우 중요한 동맹이라고 거론하고 "분명히 각자 사이뿐만 아니라 서로의 정치 시스템 내에서 동맹의 가치를 증명하고 목적을 재확인하기 위해 우리가 모두 해야 할 지속적 요구사항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는 공평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함께 협력하고 동맹의 비용과 부담을 나눔으로써 이 일을 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항상 도전이었지만 동맹을 귀하게 여기는, 여기 있는 우리가 모두 특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일이다. 우리는 매일 이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모두 그렇게 한다면 가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동맹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며 "이것이 다가올 수십 년간 서로의 이익에 계속 기여할 것이라는 데 어떤 의심도 없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종잡을 수 없는 지정학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미국의 6번째 무역 파트너이자 20만명의 미국인이 사는 곳이라고 언급한 뒤 "미국과 한국은 동맹 이상이다. 우리는 친구다"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인사말이 끝난 뒤 북미 관계나 협상 상황, 한미 방위비 협상 추이 등 현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그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자유로운 세계를 위해 싸웠을 뿐만 아니라 귀중한 가치를 공유하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대화가 한반도의 중대한 비전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안다"며 "그러나 동시에 여전히 해야 할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비건 대표의 말을 인용한 뒤 "여러분 모두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참여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