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9·19 평양선언 언급하며 北 엔진실험 '깊은 우려'

한-호주 2+2 회의 "9·19 군사합의, 긍정 역할"  지난달 연기한 '한미 연합공중훈련' 언급 눈길 

2019-12-10     최석진 기자
정경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0일 "북한의 지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북한 서해 동창리 지역에서의 엔진 시험 활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8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 했다고 공개했다.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중대 시험을 '엔진 시험'이라고 공식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4차 한-호주 외교·국방장관(2+2)회의 공동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에 부응하면서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에 군사적 긴장 고조에 깜짝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번 정부 대북 정책 성과인 '9·19 평양 공동 선언'을 인용해 유화 국면을 이어갔다. 정 장관은 "한-호주 외교·국방장관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데 기여해 온 9·19 군사합의가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했다. 남북 군사당국은 지난해 9월 19일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지상, 해상, 공중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 근원인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2+2를 통해 정 장관이 발표한 대북 메시지는 '우방의 우방' 전략을 사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한미 국방 당국의 연합공중훈련 연기와 조정된 연합연습의 시행 등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은 한국과 호주 두 나라의 의제가 아닌데도 군사동맹인 미국과 군사동맹 관계인 호주를 메시지 창구로 이용한 것이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17일 연합공중훈련을 미루기로 합의했다. 언제까지 연기되는지 한미 군 당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년 연말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실시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한미 양국의 외교적 노력에도 북한이 도발하면 훈련 재개라는 군사적 수단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정 장관이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