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CJ그룹 인사...장남 '이선호' 향방 '주목'

이재현 CJ 회장, 자녀 주식증여...승계 속도 이선호 부장 '마약밀반입' 문제로 재판 중 임원 인사 지연...이 부장 위치 변동 여부 촉각

2019-12-12     황양택 기자
이선호

재계 연말 임원인사 시즌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늦어지는 CJ그룹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 대한 승계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 부장 위치에도 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 임원인사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통상 11월 전후로 발표됐던 기존과는 다른 모양새다. 그룹 장남 이 부장의 마약밀반입 적발을 비롯한 오너 리스크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장의 경우 마약밀반입과 그룹 승계 작업이라는 두 가지 화두 속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앞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신형우선주 184만주(1220억원 어치)를 두 자녀 이경후 CJ ENM 상무와 이 부장에게 각각 92만주씩 증여했다.

신형우선주는 발행 10년 이후 보통주로 전환돼 의결권이 생기는 우선주다.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기 때문에 이 부장과 이 상무는 증여세 약 250억원을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자녀의 CJ 지분율도 상승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IT 부문을 분사해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이 부장과 이 상무가 CJ 지분을 각각 2.8%, 1.2%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뒤 신형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지분율은 각각 5.1%, 3.8%로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서는 신형우선주를 경영 승계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다만 시점에 대해서는 뜻밖이라는 모습이다. 이 부장이 마약밀반입 문제로 아직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이 부장은 지난 9월 미국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다가 적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석방된 상태다.

회사 내규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 보직 해제를 할 수도 있지만 이 부장 측에서 검사 측에 맞항소를 했고 이렇듯 승계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 징계 없이 그룹 승계 작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정면돌파’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히려 이번에 승계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 부장에 대한 그룹 승계를 확실시 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분율로 ‘장자 승계’에 대한 시그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이 부장 위치에 변동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J그룹 관계자는 인사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물론이고 내부적으로도 보안 문제가 있어서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