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황소걸음’ 속 내년 경영전략 수립 ‘잰걸음’

16일부터 5일간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내년 경영전략 청사진 마련 16~20일 IM·CE, 18~20일 DS 부문 올해 반도체 실적 부진 반전시킬 해법 마련 주목

2019-12-15     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장기화되면서 연말 사장단 인사가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내년 경영전략의 청사진을 그리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늘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수원, 화성, 기흥 사업장에서 부문별 최고 경영진과 실무 임원, 해외법인장 등 국내외 경영진 400여명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IT·모바일(IM)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이 16∼18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18∼20일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남 부회장(DS 부문장), 고동진 사장(IM 부문장), 김현석 사장(CE 부문장) 등 3인의 부문장이 각각의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있는데 하반기 회의의 경우 내년도 업황과 핵심 사업전략을 논의·공유하는 자리인 만큼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이 먼저 단행된 이후 열리는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 부회장과 전현직 임원들의 재판이 이어지면서 지난 2016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사장단 인사에 앞서 회의가 열리게 됐다. 2년 전에는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구속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사장단 인사가 연기됐고, 결국 이듬해 12월에 이르러 2년 만에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부문장 모두가 유임되거나 아예 사장단 인사가 없을 개연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예측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의 규모는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6월의 상반기 회의의 경우 CE 부문이 국내 회의를 열지 않는 등 소폭 축소된 모습이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실무 차원의 회의이기 때문에 인사 시기와 상관없이 진행해왔다”며 “회의 이후 부문장이 교체되더라도 큰 틀의 전략은 유지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의 주제는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 대응과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확대 방안, 폴더블 스마트폰 차기작 출시 시점과 물량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4차산업혁명 관련 신성장동력 육성과 기술선도 방안 등도 핵심 안건으로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요 먹거리인 반도체 실적 부진을 반전시킬 해법이 어떤 식으로 마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27조원으로 지난해(58조8,867억원)의 반토막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그 핵심 원인으로 글로벌 반도체 경기 하락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5G 시장의 본격적 개화에 힘입어 내년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은 삼성전자에게 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2020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올해보다 5.9% 성장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