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금명간 사장단회의… 재판부 주문 ‘준법경영 강화방안’ 제시할듯

2019-12-17     정예린 기자
삼성그룹이

삼성그룹이 금명간 사장단 회의를 통해 '준법경영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면 3년 만에 '사장단 회의'를 갖는 셈이다. 삼성 사장단 회의는 2017년 3월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단 한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

계열사별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삼성그룹에서 사장단회의가 열리게 되면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협의체 신설 등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삼성의 준법경영 강화 방안은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진행 중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세 차례 공판에서 두 번이나 이 부회장을 향해 이례적인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당시 만 51세 이건희 삼성그룹 총수는 낡고 썩은 관행을 모두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는 이른바 ‘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습니다. 2019년 똑같이 만 51세가 된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의 선언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합니까.”  (10월 25일 1차 공판)

“또 다른 정치 권력에 의해 향후 똑같은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기업이 응하지 않을 수 있는 삼성그룹 차원의 답을 다음번 기일까지 재판부에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12월 6일 3차 공판)

재판부가 삼성그룹 차원의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판부의 발언은 단순한 권유 차원이 아니라, 이 부회장이 답안지에 적어내는 결과에 따라 향후 판결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삼성그룹은 준법경영을 확고하게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법조계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16일 시작해 오는 20일 마무리되는 글로벌전략회의 직후 이재용 부회장 주재 삼성전자 사장단회의를 통해 준법경영 강화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장단 회의를 통해 준법경영 방안과 함께 삼성전자의 2020년 경영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년 반도체 전략과 관련,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 대한 80억 달러(9조5000억원) 추가 투자 계획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놓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파운드리 및 시스템 반도체 추가 투자 및 기업 인수합병(M&A)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