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북미대화 의지 강조, “한국에서 한 발언 유효”

여러 질문에 "메리 크리스마스"…北 '크리스마스 선물' 엄포 염두에 둔 듯 한중일 3국 방문 마치고 귀국…"북한 만났나"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

2019-12-21     최석진 기자
스티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북한과 대화를 통해 비핵화 해법을 찾자는 입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히며 북미 대화 재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하고 이날 귀국한 비건 지명자는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은 뉘앙스로 발언했다.

그는 취재진의 여러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피하다 공항 청사를 빠져나온 뒤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 뜸을 들인 후 말문을 열어 "이게 내 메시지다. 여러분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가 되라는 것"이라고 한 뒤 "여러분은 내가 한국에서 한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 발언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맡고 있는 비건 지명자는 지난 15일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방문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의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도발 엄포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이었다.

비건 지명자가 귀국길에 '한국에서 한 말'이라고 언급한 것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문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5일 "일을 할 때이고 완수하자.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북한)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며 북한 측에 만남을 제안했다.

실제로 비건 지명자의 한중일 방문은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이들 3국과의 협력과 조율 목적 외에 북한과 만남을 목표로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당초 한국과 일본만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비건 지명자가 지난 19일 중국을 전격 방문한 것을 놓고 마지막까지 북한과 직접 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끝내 북한과 접촉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비건 지명자는 '베이징에서 북한 대표단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