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손 뿌리쳐… 북미 교착상태 지속하나

트럼프 친서로 김정은에 '생일축하'…북 "요구사항 수용시 대화"

2020-01-12     최석진 기자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친서를 통해 생일축하를 보냈지만, 북한이 '요구사항 전적 수용'을 협상 요건으로 제시하며 북미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 축하 메시지가 한국 정부를 통해 전달된 것과 별도로 직접 친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고문은 두 정상 친분 관계는 나쁘지 않지만 북측의 요구가 수용될 경우에만 대화 복귀가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작년 2월 '하노이 노딜'과 마찬가지로 두 정상의 관계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미국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측의 요구사항 수용이 있을 경우에만 대화가 가능하다고 못 박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과 '중동 수렁' 소용돌이에 빠지며 대선 국면에서 운신의 폭이 좁은 형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 언급할 정도로 김 위원장과 '친서 외교'를 자랑으로 꼽아왔다. 그는 작년 12월 초 북한이 대미압박 수위를 높이자 '로켓맨'이라는 조롱의 의미를 담은 별명을 2년 만에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좋은 관계'를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은 트럼프가 김정은 생일을 축하하자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며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감정에도 그것이 (대미) 정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 견해를 통해 이번 성명은 두 정상 친분 관계가 외교에 조금 유용한 것을 보여준다는 풀이했다. 북한이 외교에 대한 문을 닫은 것은 아니지만 두 정상간 간극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미국은 향후 북한의 대화 테이블 복귀를 위해 해법을 찾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 요구 사항을 수용할 가능성이 낮아 당분간 모멘텀 마련은 쉽지 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