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대 기업 “2월도 힘들 것”...‘BIS 92’로 21개월 연속 기준선 하회

한경연, 1월 대비 상승 불구 부정적 심리 만성화

2020-01-28     양철승 기자

국내 기업들이 올 1월에 이어 2월의 경기상황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기활력 회복 정책과 민간투자 활성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441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월 전망치가 92.0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이번 달 전망치 90.3에 비해 소폭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기준선 100을 크게 밑도는 수치이자 21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내수(95.0), 수출(97.1), 투자(95.7), 자금(97.1), 재고(100.5), 고용(95.2), 채산성(95.7)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참고로 재고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과잉)을 의미한다.

다만 지난해 12월 이후 두달간 전망치가 연속 상승했는데, 작년 경기악화에 따른 기저효과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종합경기

실제로 향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8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어 경기개선 기대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반도체 경기를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지난 8월 이후 오름폭을 지속 중이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 가능성이 높은데다 1단계 무역합의 서명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저성장의 위험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부정적인 측면이 우세하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특히 한경연은 전망치에 더해 실제 실적도 부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월 실적치는 89.3으로 전망치를 밑돌았음은 물론 지난 2015년 4월 이래 57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부문별로도 내수(94.1), 수출(92.3), 투자(95.5), 자금(95.5), 재고(101.1), 고용(95.2), 채산성(94.3)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을 하회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이번 조사 결과에 반영되면서 전망치가 다소 개선됐지만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업실적 개선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면서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대응과 민간투자 불씨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철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