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KLM 항공, “이번 사안 인종차별로 보지 않아”

현재까지 단순 실수 판단...심층조사로 이면의 상황 파악할 것 본사 기내서비스 총괄 수석부사장, 해당 항공편 승무원 전원 면담 조사 전 세계 KLM 승무원에 ‘전용 화장실’ 불가 공지...문화적 민감성 교육도 추진

2020-02-14     양철승 기자
네덜란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부터 승무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기내에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용하고, 이를 한글 쪽지로만 안내해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14일 승객과 한국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다만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은 이번 사안이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승무원의 단순 실수일 뿐 인종차별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초동조사에서 해당 승무원이 한글만 기재한 것은 단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기욤 사장은 “초기에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운 사안”이라며 “그 이면의 상황을 공정하고 심층적인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KLM은 본사 차원에서 고위임원이 직접 해당 항공편 승무원 전원에 대한 면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KLM은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기욤 글래스 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커머셜디렉터, 이문정 한국 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굳은 얼굴로 나선 기욤 글래스 사장은 “승무원 전용 화장실의 운영과 (한글)공지에 대해 승객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승무원 개인의 실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일부 승객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욤

기욤 글래스 사장은 이어 “KLM 본사 임원진에게 이번 사안이 곧바로 보고됐다”면서 “미리암 카트만 KLM 기내 서비스 총괄 수석부사장이 한국 승객에게 미친 피해와 관련해 해당 항공편의 승무원들과 별도의 면담을 갖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문정 지사장에 따르면 현재 승무원들은 인천을 떠나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도착 즉시 면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면담은 해당 항공편에 탑승했던 네덜란드 승무원 10명, 한국인 승무원 2명 등 12명 전체가 대상이며 이번 사안에 직접 관여한 승무원의 경우 훨씬 심층적인 인터뷰가 진행된다.

이와는 별도로 KLM은 이 같은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미 지난 13일 전 세계 KLM 승무원에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용을 원천적으로 불허한다는 본사 정책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인천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모든 KLM 항공편에 운항 전 승무원 브리핑 시간을 통해 이번 이슈를 재차 강조하는 한편 문화 차이에 따른 오해를 막을 수 있도록 승무원을 대상으로 문화적 민감성 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LM

[위키리크스한국=양철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