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노사협상 30분 만에 올해 임금교섭 타결

0.4% 인상안 합의, 조합원 투표서 84.2% 찬성 3일 화상 조인식 개최...‘코로나19’ 성금 2억원 전달도

2020-03-03     양철승 기자
(좌측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상호 배려를 바탕으로 올해 임금교섭을 마무리했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노조와 2020년 임금교섭에 합의하고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 노사는 4년 연속으로 아무런 불협화음 없이 임금교섭을 마쳤다.

최근 수년간 상당수 기업들이 ‘밀고 당기기’식의 소모적 논쟁으로 협상에 차질을 빚은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건설적 제안과 배려에 기반해 원만한 합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노사문화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노사 대표는 지난달 17일 첫 상견례 자리에서 단 30분 만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6일 진행된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참여 조합원의 84.2%가 합의안에 찬성하면서 임금교섭이 완전 타결됐다.

노사가 합의한 올해 임금인상률은 0.4%다.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에 연동키로 한 과거 노사간 합의된 원칙을 그대로 적용했다.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임에도 노사 모두 논쟁 없이 합의에 도달하면서 약속에 기반한 소비자물가지수 연동 임금교섭 모델을 정착시켰다.

조인식

이에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날 서울 SK빌딩과 SK울산CLX를 화상으로 연결해 ‘2020년도 임금교섭 조인식’을 가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전례 없는 화상 조인식을 선택했으며 참석자도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이성훈 노동조합위원장 등으로 최소화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임금협상 프레임을 바탕으로 4년 연속 합리적 결과를 만들어냈고, 높은 찬성률로 강한 결속력과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됐지만 이런 혁신적 노사문화야말로 SK이노베이션의 진정한 경쟁력이자 2020년을 미래를 위한 원년’으로 만들어갈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훈 노조위원장도 “조합원의 적극적 지지 속에 임금인상 원칙을 지키고 좋은 결과로 교섭이 마무리됐다”며 “앞으로도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조인식에서는 이성훈 위원장이 SK이노베이션 전 구성원의 마음을 모아 제안한 ‘코로나19’ 조기해소를 위한 성금 2억원을 전달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성금으로 마스크를 구입해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대구·경북과 사업장 소재지인 울산 지역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단체협약 갱신교섭에서 확정한 ‘행복협의회’도 이날 공식 출범했다.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과 회사 발전을 견인할 미래지향적 주제에 대해 노사는 물론 구성원까지 참여해 상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다.

[위키리크스한국=양철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