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정차하지도 않는데 창릉 도면에 ‘GTX-A’ 등장시키는 이유는?

창릉신도시 예정 교통망 소개하며 ‘GTX-A(예정)’ 표시 지속 등장 LH “GTX 창릉역 신설이 아닌 대곡역 이용하라는 뜻”

2020-03-12     박순원 기자
[사진=국토부]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신도시 홍보 과정에서 ‘과잉 홍보’ 문제가 지적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창릉신도시를 소개하면서 창릉 교통 예정망에 ‘GTX-A노선(예정)’이라는 문구를 등장시키고 있는데, 실제 GTX-A노선은 창릉 지구에 정차할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고양시에는 ‘창릉신도시에 GTX-A역을 신설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GTX-A노선은 창릉신도시를 관통해 지나갈 뿐 정차하는 노선이 아니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 3기 신도시 ‘GTX창릉역’을 신설해달라는 민원이 대량 접수되고 있다”면서 “다만 GTX-A노선 추가 정차는 국토부와 LH가 먼저 논의할 사항이고, 고양시에 검토 요청을 보내온 바가 없어 특별히 진행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LH와 국토부의 입장도 분명하다. 국토부는 현재 창릉신도시 내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역 신설하는 것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앞서 국토부 내부에서 ‘GTX창릉역’ 신설과 관련해 논의가 있기는 했지만 ‘GTX창릉역’ 신설은 불가능한 것으로 내부 의견이 모아졌다.

LH 현장 관계자는 “창릉신도시 내 GTX-A역 신설은 열차 표정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부정적”이라면서 “창릉신도시 도면에 GTX-A(예정)라고 소개한 이유는 창릉신도시에 신설될 고양선을 타고 대곡역에서 환승해 이용하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창릉신도시 개발 예정지에서 대곡역(GTX-A예정)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로 계산해도 약 10km가 넘는다. 창릉신도시 교통 예정 현황으로 소개하기엔 부족함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토부와 LH가 창릉신도시 홍보를 위해 배포하는 여러 자료에는 ‘GTX-A(예정)’이라는 설명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 4일 ‘고양 창릉 공공주택사업 지구 지정’을 확정하면서 배포한 자료에도 여전히 ‘GTX-A(예정)’이라는 설명이 등장한다.

이 같은 설명은 지역민들에게 창릉신도시에 ‘GTX 창릉역’이 신설될 가능성이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면서 분쟁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LH가 개최한 창릉신도시 주민설명회에서도 고양시 주민들이 일산동구-서구와 덕양구 주민으로 나뉘어 크게 부딪혔다.

 

지난해

이에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LH가 창릉신도시 개발 반대 여론을 의식해 여론전을 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면서 여론 지지를 얻고자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이것저것 던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GTX-A노선과 관련한 이야기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박수택 고양병 지역위원장은 “창릉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지역 주민들과 부동산 투자자들, 지역 정치인 간 목표가 모두 다르지 않냐”면서 “구체적인 예산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창릉신도시라는 변수를 던지고,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는 모습은 책임있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LH 관계자는 “LH는 사업 시행사일 뿐 GTX창릉역을 신설 한다/하지 않는다고 언급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면서 “다만 GTX 역 신설 가능성이 제로인 것은 아니다 보니 가능성 차원에서만 언급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