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에 텅 비는 영업점들...극한 내몰리는 지역경제

2020-03-15     강혜원 기자
금요일

노래방과 음식점, 숙박업소 등 지방 영세 자영업이 두 달째 이어져 온 코로나19 충격으로 빈사 상태에 빠졌다.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두 달 가까이 계속된 '코로나 포비아'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기업과 가계 모두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자영업의 연쇄 도산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계는 음식점과 숙박업, pc방, 노래방, 사우나 등의 업종이 속해 있는 서비스와 소매업 분야다.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대비 1만4천명 증가하는 데 그쳐 1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낮았고, 도소매업의 경우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만6천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증가 폭이 많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내외 관광객 급감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방 도시 상권은 그 폐해가 더욱 심각하다.

사실상 국내 관문인 인천 월미도와 영종도 인근 숙박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연결하는 항공기와 선박의 편수가 대폭 줄면서 덩달아 관광객들도 급감한 탓이다.

이 때문에 보통 시간제로 고용돼 일당을 받는 숙박업소 일용직 근로자들은 일거리가 아예 사라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 지역 호텔 메이드로 14년째 근무 중인 김모 씨는 "일당을 받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해왔는데 한 달에 10일에서 15일 정도는 꾸준히 일거리가 있었다"며 "지금은 일이 모두 끊겼다"고 호소했다.

전주 서신동에서 10여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정모 씨는 "10여년간 가게를 운영하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되기는 처음"이라며 "하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도 안 돼 도저히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자진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혀를 찼다.

이 고깃집이 위치한 서신동 상권 주변도 3~4개 점포 걸러 한 집씩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임대문의' 문구를 부착한 점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띌 정도로 썰렁했다.

코로나19

평소 주말이면 북적거리는 청주 흥덕구 복대동과 청원구 율량동 상가 거리도 한낮을 제외하면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정적만 감돈다.

제주에서는 코로나 불황으로 장사가 안돼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영세 자영자들이 폭증하고 있다.

제주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2월 49건이었던 '보증사고로 인한 구상채권' 발생 건수는 올해 2월 119건으로 폭증했다. 무려 142.8%나 증가한 셈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음식점과 술집, 노래방, 사우나, 영세 학원 등이 밀집한 전국의 유명 거리와 학원가, 대학가 상권의 상황이 거의 비슷하다"며 "이번 사태가 2~3개월 지속하면 지방 자영업자와 영세업체의 줄도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