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잇따라 발표…주가 부양용?

바이오협회 “단기간 이익위해 과장·포장하면 안돼” 우려

2020-04-09     장원석 기자
제약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수익성도 뚜렷하지 않은데, 이들 기업들은 왜 연구개발에 뛰어드는 걸까.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원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지 두 달이 넘은 가운데 20개 가량의 국내외 제약 바이오 업체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선언했다.

현재 백신·치료제 개발을 발표하거나 공시한 기업은 셀트리온, GC녹십자, 진원생명과학, 코미팜, 젬백스 등 20여 곳에 달한다. 개발 열기가 치열해져 최근에는 개 구충제와 말라리아 퇴치제까지 치료 후보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치료제들은 아직 임상에 들어가기 전으로 완전한 치료제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개발에 큰돈이 들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진짜 이유는 뭘까.

우선 엄청난 홍보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일단 한번 시장에서 해당 기업들을 점 찍기만 하면 엄청난 주가 상승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컨대 신풍제약은 최근 코로나19 억제 효과를 보인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급등세를 보이자 거래소가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단순히 주가 부양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치료제 개발 홍보만 해 놓고 후속 개발을 하지 않으면 제약 바이오업계의 신뢰가 무너지고, 무리한 주가 부양으로 제2의 인보사 사태가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이다. 

실제로 한국바이오협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바이오업계가 단기 이익을 위해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바이오협회는 “아직 임상에 들어가지 않은 초기 단계나 비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들을 가능성 있는 데이터로 보여줘야 한다”며 “다만 단기간 이익을 위해 그 결과를 과장하거나 포장해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하면 해당 제약 바이오 업체로써는 홍보만 잘해도 큰 주가 상승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더구나 실제로 치료제 개발이 성공하면 단숨에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상황인데 다만 우려되는 것은 단순히 주가 부양 용일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