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위 "이재용 사과, 의미있다…이달 내 구체적 방안 마련 기대"

2020-05-08     정예린 기자
이재용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의미 있게 평가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요구하면서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준법위는 7일 오후 2시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제5차 정기회의를 열고 입장문 발표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 발표가 직접적으로 이뤄지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 즉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의 수립, 노동 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 방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조만간 보다 자세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관계사에게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준법위가 삼성 관계사에 구체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요청함에 따라 이달 내 추가적인 임시 회의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임시 회의가 확정되면 지난달 21일에 이어 두 달 연속 임시 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준법위 관계자는 “삼성에서 5월 내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달 내로 추가 임시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준법위 회의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눠 1부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문 발표에 대한 준법위의 입장을 논의했고, 2부에서는 내부거래승인, 신고제보 등과 관련한 내용의 정기 회의를 이어간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전날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의혹, 노사 문제 등 삼성을 둘러싼 여러 현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4세 경영, 무노조 경영 폐지 등을 선언했다. 

이를 두고 정·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통해 진짜 변화하고 있는 삼성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굉장히 파격적인 내용이 담긴 사과문이었다”, “사과문의 정석을 보는 듯 했다”는 등의 평가가 이어졌다. 

한편, 이날 대법원은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기존 재판부가 계속 맡을 것인지에 대한 심리에 착수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낸 재판부 기피 신청 재항고 사건을 대법원 2부에 배당하고, 주심에 노정희 대법관을 지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법원 결정이 나오기까지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재판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은 지난 1월 17일 이후 4개월째 멈춰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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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