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국경제 '실업 쓰나미' 비상… 효성그룹의 과감한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

2020-05-08     박영근 기자

조현문 회장, 아라미드 생산라인 베트남 대신 울산으로 ‘U턴’ 결정
獨 린데그룹과 3000억원 투자,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건립 
 

코로나19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실업 쓰나미’가 전세계 경제를 덮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7주간 실업자가 3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실업난 해소가 최우선 정책 순위로 부상했다. 유럽, 중국, 아시아 각국 역시 정부 정책 1순위로 떠올랐다.

미국, 유럽의 경기 침체로 수출이 급락하면서 감원, 감봉,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이 잇따르는 한국경제 역시 세계적인 쓰나미에 휩쓸리고 있다. 특히 신규 취업률은 바닥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실업률을 억제할 첩경은 대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대기업의 투자는 부품을 공급하는 연관 중소기업들, 관련 자영업자들에 연관 파급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신규 투자는 물론 해외 투자가 결정된 분야도 과감하게 국내로 돌리는 것이 일자리를 확대하는 첩경이지만, 호응하는 기업들이 없어 부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월부터 코로나 위기가 본격화 하고 있지만, 해외투자에서 유턴하는 기업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이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에 세우기로 했던 첨단공장을 국내로 돌리는 등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펼쳐 주목을 끌고 있다.

효성은 최근 울산에 액화수소 공장을 세우기로 한 데 이어 베트남에 세우기로 했던 차세대 섬유신소재 ‘아라미드’ 생산 라인을 울산으로 전환키로 했다.

아라미드는 아크릴을 녹여 만드는 것으로 철보다 5배 강해 방탄복 등에 활용된다. 현재 울산 아라미드 공장 생산 능력은 1200톤으로 증설 규모는 2500톤이다.

효성

효성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효성그룹의 계열사들도 수출 실적 감소로 고전하고 있으나, 최고경영자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발맞추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라미드 수요는 해외보다 국내가 더 많기 때문에 저임 인력의 베트남 공장보다 국내 공장 증설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효성은 지난해 전북 전주에 세계 최대 규모 탄소섬유 공장을 만들기 위해 1조원을 투입한 바 있다. 아라미드와 탄소섬유는 기술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서 공장을 설립할 경우 기술 유출 우려도 있다. 이번 공장 증설을 통해 수백여개 일자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효성은 지난달 28일의 경우 서울 공덕동 본사에서 독일 산업용 가스 전문기업 린데그룹과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 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양측은 우선 효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연산 1만3000톤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로 단일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수소 사업은 효성그룹의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효성그룹은 정부가 주도하는 수소경제 전반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관련 사업 역량 결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00년 압축천연가스(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8년부터는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는 등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40%로 1위다.

조 회장은 이날 MOU 체결식에서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 코로나 폭탄 맞은 한국경제 회생… 대기업 귀환에 달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나타난 현상이 ‘국경 봉쇄’다.
각국이 각자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를 맡아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하는 글로벌 분업시대가 바이러스 공격으로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는 철저히 자국 이익을 위한 집중과 선택이 있을 뿐이며, 전세계 정부마다 자국 산업을 지키고 자국민의 일자리를 늘리는데 혈안이 돼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을 지핀 대기업 유턴(리쇼어링, Re-Shoring)은 이제 각국 정부의 최우선 정책이 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리쇼어링하는 기업에 대해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각종 인센티브까지 제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유턴법, 2013.12)'을 시행하며 유턴을 장려해 왔으나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9년여동안 300인 이상 중견기업 중 리쇼어링 기업은 7곳, 대기업은 현대모비스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한국경제의 사활이 대기업들의 직접 투자와 유턴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만큼 더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하고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의 투자 촉진을 유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박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