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집단감염, 예견된 사태였나…"연령 어릴수록 다중이용시설 더 이용"

2020-05-11     이가영 기자
일본

연령이 어릴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클럽,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한 실천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1∼4차 코로나19 국민인식조사'와 '서울시민 인식조사' 결과를 종합한 내용을 이같이 밝혔다. 1∼4차 코로나19 국민인식조사는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4차례에 걸쳐 전국 1천명을 대상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시행됐다.

서울시민 인식조사는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813명을 대상으로 서울연구원과 공동으로 시행했다. 서울시민 인식조사를 보면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실천율이 연령이 어릴수록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상 자제한다'고 답한 연령별 답변 비율은 20대가 24.4%, 30대 35.6%, 40대 45.4%, 50대 47.9%, 60대는 54.7% 순이었다.

4차 국민인조사에서도 20대는 다른 연령보다 '다중이용시설 이용자제', '대중교통 이용자제'를 지키기 어려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이용시설 자제를 실천하기 어렵다고 답한 20대는 14.7%로 전체 평균 7.6%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대중교통 이용 자제를 실천하기 어렵다는 답변도 20대는 36.5%로 전체 평균 26.5%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조사 결과는 뒤집어 말하면 2030 젊은층이 대중교통을 더 이용하고, 2m 거리유지가 힘든 다중이용시설 등을 더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2차 대유행의 불씨가 살아날 조짐이 이태원 클럽 사태로 확인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두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20대는 자신의 감염이 불러올 피해의 심각성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에 의한 건강 영향 및 피해의 심각성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평균이 75.2%였지만, 20대에서는 66.4%로 떨어졌다.

이런 배경에는 20대가 질병과 건강에 대한 운명론적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왔다. '내가 감염되느냐 마느냐는 사실 어느 정도 운이다'라는 질문에 60대는 38.3%, 20대와 30대는 각각 53.9%, 62.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밖에 20대는 코로나19 정보를 얻기 위해 트위터, 카카오톡, 블로그, 유튜브 등 SNS를 이용하는 비율이 24.9%로 전체 평균 14.5%보다 높았고, 뉴스 이용은 19.3%로 전체 평균 42.1%보다 낮았다. 또 20대는 확진환자가 될까 두렵다는 비율은 전체 연령층보다 낮았지만, 확진 시 주변으로부터 비난과 피해를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대의 감염에 대한 운명론적 태도, 확진에 따른 사회적 비난에 대한 고려 등 연령적 특성이 확인됐다"며 "연령층에 차별화된 위험소통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