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그렇게 속 썩여놓고…오티스, GBC 수주에 롯데타워 경험 내세우나

개장 전부터 사고 발생, 2018년엔 부품 조달 이유로 1개월간 운행 중단

2020-05-14     박영근 기자
[사진=현대건설]

최근 국내 최대 높이로 건설될 GBC 건물을 두고 승강기 업체별 수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초고층 빌딩의 승강기 사업을 수주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자사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시험장으로 일명 '꿈의 무대'로 꼽히기 때문이다. 

GBC의 수주전에 뛰어든 엘리베이터 기업은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등 총 3개사다. 업계에선 본격적인 수주전에 앞서 오티스를 가장 유력한 업체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롯데월드타워의 승강기를 건설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티스가 롯데월드타워에 설치한 승강기는 카(Car) 두 대가 운행하는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를 전망대용으로 제작한 제품이었다. 지하 2층부터 121층 전망대까지 496m를 1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오티스는 "부르즈 칼리파를 담당한 전문가 등 전 세계 초고층 승강기 전문가들과 수년간 협업한 만큼 안전에 자신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정작 오티스는 개장도 전에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를 일으켰다. 지난 2017년 3월20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전용 엘리베이터인 '스카이셔틀'이 출발 지점인 지하 1층과 2층에서 25분간 멈춰 39명의 승객이 공포에 떨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8년 5월8일 오티스가 설계한 전망대용 엘리베이터 2대 중 1대에서 또 고장이 났다. 롯데물산은 이로 인해 약 1개월간 운행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롯데는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승차감이 이상해 점검을 실시한 결과 10개 로프를 구성하는 90개의 작은 줄 가운데 하나가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롯데물산은 "설치된 로프는 직경 22mm로 일반적인 엘리베이터 로프 직경보다 크고 특수하기 때문에 국내 생산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해외에서 생산 후 설치해야 한다"면서 "교체에 2~3개월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티스로 인해 사업적 손해를 안고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오티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본사가 해외에 있는 만큼 공식적인 입장을 알려드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식 입장이 나오는대로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8년 사고 당시 오티스 측에서 롯데물산에 이에 대한 피해보상 등을 진행한 사례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 역시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엘리베이터협회 관계자는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와 티쎈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모두 해외 기업인 만큼 국내에서 초고속 승강기 기술을 보유한 곳은 현대엘리베이터 한 곳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3사 모두 경험이나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고 및 소통의 빠른 응답과 탑승객의 안전이 최우선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