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미향, "개인계좌 혼용 2014년 이후" 거짓 해명

나비기금 2012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윤미향 계좌'

2020-05-30     윤여진 기자
윤미향

윤미향(사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잠행 11일만인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개인계좌와 정대협 계좌가 혼용된 시점은 2014년 이후의 일"이라고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과 가족이 현금으로만 주택 5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자금을 횡령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 주택 구매 시점은 2012년이고, 본인 개인계좌로 관련 사업 모금을 진행한 건 그 이후인 2014년이기 때문에 '자금 유용'은 시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이 개인계좌로 모금하고 사업을 진행한 뒤 남은 금액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는지와는 별개로 이 해명은 사실이 아니다. 윤 당선인은 2012년 3월 정대협에서 주관하는 전시성폭력피해자(콩코내전 강간 피해자) 지원사업 기금인 '나비기금'을 국민은행 본인 명의 계좌(488401-01-***978)로 모금했다. 

공교롭게도 나비기금 계좌를 사용한 시점과 윤 당선인이 마지막으로 주택을 산 시점은 겹친다. 윤 당선인은 2012년 3월 29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 참가해 수원 권선구 금곡동 소재 전용면적 84.42㎡ 아파트를 2억 2600만원에 낙찰받았다. 낙찰금 완납 시점은 약 한 달 뒤인 같은 해 4월 26일이다. 윤 당선인 국민은행 계좌를 통한 나비기금 조성은 이듬해 6월까지 계속됐다. 이같은 사실은 윤 당선인 직접 2013년 6월 페이스북에 "나비기금 계좌번호를 윤미향에서 정대협 명의로 바꿨다"라고 적은 글에서도 확인된다. 윤 당선인 스스로 개인계좌를 통한 모금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한 것이다.

사실과 다른 이날 윤 당선인의 해명은 단순 착각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 정대협과 후신인 정의기억연대 사업이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관련 사업에 개인계좌를 사용한 점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개인계좌를 이용한) 최초 모금은 2012년부터 이루어진 전시성폭력피해자 지원을 위한 나비기금이었다"고 인정한 대목이 있는 까닭이다. 불거진 여러 의혹을 개별적으로 해명하다 모순이 있는지 살피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결론에 근거를 꿰맞춘 것이어서 '거짓 해명'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