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시선] 한미·녹십자·유한, ASCO서 기대 이상 임상데이터 성과

2020-06-02     조필현 기자

항암분야 올림픽으로 유명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가 지난 31일 폐막 됐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29일부터 사흘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ASCO는 전 세계 종양내과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됐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 GC녹십자, 유한양행 등이 ‘글로벌 신약’ 탄생을 기대하며 임상 파이프라인을 발표했다.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항암신약, 유한양행은 표적치료제 임상결과를 공유했다. 비록 임상 초기 데이터들이지만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 연구 항암신약 ‘오락솔’의 임상 2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ASCO에서 오락솔은 약효와 안전성 그리고 내약성을 평가하는 오픈라벨 임상 2상 데이터를 내놨다. 임상 발표에 따르면 등록환자 26명 중 평가 가능한 환자 22명(나이 중간값 75세)모두에서 임상적 효과가 나타났다. 22명 모두 종양 크기가 축소됐고, 완전 관해(CR) 27.3%(6명). 부분 관해(PR) 22.7%(5명), 안정 병변(SD) 50%(11명)이었다. 이는 절제 불가능한 피부 혈관육종 노인 환자에서 완전 관해 사례 등 고무적인 약효와 내약성이 확인됐다는 얘기다. 오락솔에는 주사용 항암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한미약품의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2011년 미국 아테넥스에 라이선스 아웃됐고,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혈관육종 치료 희귀의약품, 2019년 유럽 의약품청(EMA)로부터 연조직육종 치료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GC녹십자는 ‘GC1118’의 임상 1상·2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GC1118은 대장암 환자의 과발현 된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타깃하는 표적 항암제이다. 임상은 전이성·재발성 대장암과 기존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투여로 2차 치료제로서 GC1118의 항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약물의 최대 내약용량(MTD)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된 임상 1상에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환자 10명 중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부분관해(PR)가 3명 발생했고, 평균 무진행생존기간(PFS)은 12개월로 나타났다. 현재 녹십자는 임상 1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GC1118과 폴피리(FOLFIRI)의 병용투여 항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2상에 참여한 29명의 환자 중 9명에 대한 초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명의 부분관해 발생으로 44.4%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확보했다. 이는 31.7%로 예측했던 결과 대비 고무적인 반응률이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최신 임상테이를 공개했다. 레이저티닙의 폐암 치료 효과, 뇌전이 치료효과 및 레이저티닙 투여 후 저항성 기전에 대한 임상유전학 연구결과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EGFR)에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의 표적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 투여 중 EGFR 단백질에 T790M 돌연변이가 나타나 저항성을 갖게 된 환자를 대상으로 레이저티닙 240mg을 투여한 76명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독립적 판독에서 57.9%, 판독에서 72.4%를 나타냈다. 무진행생존기간의 중앙값은 독립적 판독에서 11개월, 연구자 판독에서 13.2개월로 나타났다.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작년 ASCO에서 240mg의 결과로 발표한 객관적 반응률 50% 보다 개선된 결과다. 안전성 결과에서도 가장 흔히 나타난 이상 반응은 발진 35%, 가려움증 33%, 감각 이상은 32% 정도 나타났으나, 대부분은 경증이었다. 이상 반응 때문에 투여를 중단한 환자는 5%에 불과해 수용 가능한 안전성도 확인했다. 레이저티닙은 1차 치료제에 대한 임상3상 시험 환자 모집을 진행 중이고, 얀센이 개발 중인 이중항체 표적항암제 아미반타맙(JNJ-61186372)과 레이저티닙의 병용 투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