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기 합병'이라지만…이재용 영장청구한 날, 주가 최고 찍은 '삼바'

시총 43조원 넘는 '초우량 기업'…2016년 상장 이후 최고 檢, "분식회계로 삼성물산 주주 피해" 주장…실제 2배 넘게 이익

2020-06-04     정예린 기자
4일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4일, 공교롭게도 삼바 주가는 전날 대비 3.83% 상승한 6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1월 상장한 이후 사상 최고가다. 

시가총액도 43조원을 넘어서며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났다. 상장 당시 시총 9조5277억원의 코스피 29위 회사에서 이날 종가 기준 시총 43조72억원의 코스피 3위 회사로 급속 성장을 이뤘다. 

문제는 삼바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 차이에서 비롯된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이 부회장 등에 유리한 합병 비율을 끌어내기 위해 분식회계를 통해 삼바의 가치를 부풀렸고, 이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합병 당시 추정한 삼바의 기업가치 18~19조원이 부풀려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날 삼바 시총은 약 43조원으로 검찰이 부풀렸다고 제시한 기업가치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삼바 지분을 갖고 있던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현재 삼바 지분 43.4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로서 실제 2배 넘게 이익을 보게 되면서, 삼성물산 주주들이 피해를 봤다는 검찰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된다.

삼바는 삼성그룹이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낙점한 분야 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 분야 계열사다. 

매출도 2015년 합병 당시 670억원에서 2017년 4646억원, 2019년 7016억원까지 4년새 10배가 뛰었다. 또 글로벌 바이오 CMO(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전문기업) 점유율도 28%로 독일의 베링거잉겔하임(23%)과 스위스 론자(20%)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또한 2013년 당시 3만리터에서 지난해 36만2000천 리터로 출범 당시 대비 12배나 증가했다. 이와 맞물려 국내 임직원수도 2011년 110명에서 2016년 1338명, 2019년 2587명으로 20배 이상 늘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졌던 비전과 가능성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가치를 부풀린 사기 합병’이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