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갇혀 숨진 아동 친부, 피의자로 경찰에 입건

2020-06-12     이가영 기자

여행용 가방 속에 갇혔다가 결국 숨진 9살 아동의 친부가 피의자로 입건됐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아동학대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자기 아들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체벌 정황과 기간, 행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동거녀 B(43)씨가 아들을 학대하는 것을 알면서도 방조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다만 피해 아동이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숨진 것과 관련해서는 A씨가 범행에 가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범행 당시 그는 일 때문에 집 밖에 나와 있던 상태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피해 아동은 지난 1일 오후 7시 25분께 천안시 서북구 집에 있던 가로 44㎝·세로 60㎝ 여행용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의식을 찾지 못하던 이 아동은 이틀 만인 3일 오후 6시 30분께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피해 아동을 가방에 가둔 뒤 3시간 동안 외출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된 B씨는 지난 10일 검찰로 송치됐다.

최근 경남 창녕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 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아동학대 처벌법 강화 및 아동보호 국가 시스템 도입이 시급합니다!', '아동학대 방지법 개선을 촉구합니다' 등 관련 글에는 1천∼1만1천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서명하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