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 포기 못 한 쌍용차…"확대 해석 하지 말라"

쌍용차 측 "마힌드라, 쌍용차 포기 안했다" 반박

2020-06-16     박영근 기자
쌍용차

쌍용자동차의 구원줄이었던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마저 "투자자를 모색하고 있다"며 사실상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대주주가 (쌍용차를)나 몰라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위기 전환을 모색했지만, 마힌드라의 추가 투자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쌍용차는 여전히 마힌드라 투자만 간절히 바라보고 있는 분위기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다"면서 "투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 투자자가 나오면 마힌드라가 대주주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도 "새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율이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며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은 파트너십을 모색하거나 접을 수 있다"고 선언했다.

업계는 '지분율을 줄인 투자유치'와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의 철수 가능성' 등을 두고 사실상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손 부위원장은 16일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가 끝난 자리에서 "쌍용차 대주주가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대주주 의사가 외신에 보도됐지만 뜻이 명확하지 않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투자금을 모두 날리니 나 몰라라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선 쌍용차 대주주가 빠져나갈 경우 혈세 투입·대량실업사태 등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시장과 산업 트렌드 변화 등을 감안하면 새 주인이 나타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자동차 산업은 최근 전동화 추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 규제에 맞춰 전통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다. 반면 쌍용차는 친환경차 양산 경험이 전무한 실정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미다.

쌍용차 관계자는 "사실 마힌드라 사장이 말한 이야기는 쌍용차를 제외하고 실적이 미비한 사업들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면서 "투자자를 구한다고 해놓고 포기하는 대주주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국내 여론이 멘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포기했다'며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투자에 대해선 "안 준다고 떼를 쓸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자구안을 마련하면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