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코로나 재유행 조짐...WHO "바이러스 움직일 여력 크다"

2020-07-03     장원석 기자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 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유럽에서도 집단 발병에 따라 봉쇄령이 내려지는 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3일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자는 1024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50만4000명을 넘어섰다. 보건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사각지대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사망자 규모는 훨씬 더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중국이 세계보건기구 WHO에 후베이성 우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진행된 확산이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미국은 27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브라질, 러시아, 인도가 뒤를 잇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50개 주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는 곳이 코네티컷과 로드아일랜드 단 2개 주 뿐이다. 

캘리포니아나 텍사스, 플로리다주 등 36개주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플로리다주에서는 하루에 1만명에 가까운 신규 환자가 나와 걱정이 큰 상황이다.

이렇게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당국은 최소한 12개 주에서 경제활동 재개 계획을 중단하거나 후퇴시켰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워싱턴 등 12개 주(州)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이유로 경제 활동 재개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텍사스는 지난 5월 초 영업 재개를 허용했던 술집 문을 닫고 식당 운영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지난달 26일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로스앤젤레스(LA)를 포함한 7개 카운티에서 술집 영업을 중단시켰다.

플로리다주는 해변 문을 다시 닫기로 했다.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경계심은 바람에 날아가 버렸고 여기 지금 우리만 남았다"고 자조했다.

워싱턴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자 제이 인즐리 주지사는 경제활동 재개의 최종 단계인 4단계로 넘어가는 방안을 보류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2009∼2017년 이끌었던 톰 프리든 전 국장은 미국의 경제재개 방침이 너무 이르다고 경고했다고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이 전했다.

미국의 재유행 조짐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나면서 부분적인 봉쇄 조치가 재도입됐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도 최근 집단발병이 잇따라 발견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WHO도 전 세계적인 재유행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브리이핑에서 "세계가 전례 없는 방역 조치를 취해 확산을 늦추는 데 성공했지만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하지는 못했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은 "몇몇 나라들이 경제와 사회를 다시 개방하면서 재유행을 겪고 있다"며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취약하다. 바이러스가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여전히 크다"고 우려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