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신 서울대병원 안치… 경찰 '성추행 피소' 극단적 선택 연관성 추정
수색 7시간 만에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이 1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전 0시 1분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박 시장은 경찰의 현장감식 절차를 거쳐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오전 3시 30분께 영안실에 안치됐다.
박 시장이 도착하기 전인 오전 3시께부터 그의 지인과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응급의료센터 문 앞에 서서 이송차량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차량이 센터 앞에 도착하자 오열하며 "일어나라 박원순", "사랑한다 박원순", "미안하다 박원순" 등을 외쳤다.
경찰은 추후 유족과 협의해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박 시장에 대한 수색은 이날 오후 5시 17분께 그의 딸이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고 112에 신고한 이후 이뤄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경찰 635명, 소방 138명 등 총 773명의 인력과 야간 열 감지기가 장착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 등을 동원해 수색한 끝에 약 7시간 만에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박 시장은 전날 오전 10시 44분께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 관사에서 나온 뒤 오전 10시 53분 명륜동 와룡공원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시장은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채 관사를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박 시장이 최근 성추행 문제로 피소당한 사건과 이번 자살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비서는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 직원 A 씨는 8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변호인 입회 아래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7년부터 서울시청에서 근무했으며,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시장이 스마트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 프로그램 등으로 연락했으며,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보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박 시장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을 증거로 경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A 씨는 경찰에서 “박 시장이 두려워 아무도 신고하지 못했지만 나는 용기를 냈다. 서울시청 내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서울시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