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제약사 꿈 접은 한국콜마, 화장품 실적 추락 속 '눈물의 매각'

'선택·집중' 이유로 제약부문 매각 결정 제약부문 연매출 1조원, 결국 무너지나

2020-07-22     장은진 기자
[사진=한국콜마]

종합제약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을 인수한 한국콜마가 기존 주력사업인 화장품 실적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화장품부문 매출액 8129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 매출액(8302억원) 감소는 2% 수준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427억원)의 경우 절반이 넘는 237억원이 줄었다.

화장품부문의 부진한 실적에도 한국콜마 전체 매출액과 영업익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제약부문 수익성이 지난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9년 한국콜마 제약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546억원, 878억원으로 2018년보다 35%(4826억원), 129%(382억원) 급증했다.

그러나 한국콜마는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 19 확산 등 대내외 사건·사고로 주력사업인 화장품부문이 흔들리자 눈물을 머금고 제약부문을 매물로 내놨다. 주력사업을 살리기 위해 회사는 전략 노선을 선택과 집중으로 변경한 것이다. 한국콜마는 제약부문을 선택하면서 화장품부문의 부채를 일정 부분 해소하고 차후 신규투자를 위한 재원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증여세를 위한 현금성 유동자산 마련도 이번 매각 목적 중 하나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조원으로 끌어올려 대형 제약사로 도약하겠단 꿈은 사실상 무너졌다. 한국콜마 제약부문에는 HK이노엔과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한 기존 인적·물적 자원들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콜마 제약부문의 경우 글로벌 의약품 생산대행업체인 (CMO,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콜마파마를 보유해 큰 투자 없이 유지할 수 있었으나 이번 매각 결정으로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제약부문 매각으로 한국콜마 미래기업가치에도 안개가 끼게 됐다. 이에 한국콜마 관계자는 "이번 매각이 이뤄진 이유는 경영 장기적 관점에서 제약사업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매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보로 부채 부담을 덜고 다양한 방향의 투자가 가능해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