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를 그리며”..고운 최치선 시인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 출간

2020-08-04     조필현 기자

고운 최치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동진강에서 사라진 시간’을 출간했다. 인간과 자연의 일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부로 구성해 자연과 인간의 삶이 하나임을 100편의 시에 담았다.

시인 고운은 1968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나 2001년 2월 자유문학에 ‘가을동행’ 외 4편의 시가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림했다. 2012년 7월 첫 시집 ‘바다의 중심잡기’를 냈으며 그해 12월 제12회 계간 자유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인은 막내의 처음 부탁이자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막내의 죽음 앞에서 속수무책 통곡하며 “이 세상 어딘가에서/ 막내도 언젠가 내가 했던 그대로/ 형에게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다음에 잘해주려 했다고/ 나중에 자주 만나려고 했다고/ 용서를 빌고 통곡하며 후회하고 있을 거라고”고 역설한다.

생사(生死)의 경계에서 막내는 “더 이상 흘러가지도 날아가지도 않은 채/ 내 주위를 물방개처럼 맴돌고 있었다”고 통곡한다.

시인 고운은 “이번 시집은 먼저 하늘나라로 간 동생에게 바친다. 가루가 된 동생의 몸을 동진강에 뿌린 후 나는 지금까지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잠깐의 불편 때문에 동생의 마지막 소원이자 부탁을 무시해버린 나란 인간이 얼마나 한심한지 가늠 조차 안된다. 평생 안고 가야 할 후회지만 이 자리를 빌려 동생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