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프리즘] 日차기 총리선거, 3파전 이상 난전 전망

스가 관방장관 출마의사 표명…고노·모테기·노다 등도 의욕

2020-08-30     장은진 기자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의 표명에 따라 차기 총리를 노리는 주자들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주요 정치인들이 차기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의향을 표명하는 가운데 3파전 이상의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3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에게 전했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스가는 출마 의사를 굳히기 전부터 차기 총재 선거의 변수로 꼽혔다. 그는 파벌에 속하지 않았지만 7년 8개월간 총리관저의 이인자인 관방장관으로 활동하며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측근 그룹을 형성했다. 당내에 소장·중견 의원 약 30명 정도의 '스가 그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마 의사로 스가는 그동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더불어 주요 후보군을 형성할 전망이다.

기존 주요 후보군이었던 기시다와 이시바는 스가의 부상을 경계하고 있다.

애초에 아베 총리가 후계자로 염두에 둔 인물은 기시다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는 아베 내각에서 수년간 외무상을 지냈고 당 3역 중 하나인 정조회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를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시다의 인기는 변함없이 저조했고 이런 가운데 니카이는 인사와 선거 공천에서 번번이 기시다 측을 견제 중이다.

니카이는 2018년에 아베 총리가 임기를 연장할 때 팔을 걷어붙힌 실력자지만 스가와의 회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니카이가 이끄는 파벌에는 현재 의원 47명이 소속돼 있다.

이시바의 상황도 불리하기 마찬가다.
 
이시바는 2012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에게 석패했고 한때 자민당 간사장으로 아베 총리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대결 구도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유권자 상대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 1위로 꼽혀 왔지만, 스가 관방장관까지 뛰어들면서 니카이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졌다.

이밖에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총무상,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후생노동상,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간사장 대리,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자민당 선거대책본부장 등도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정식 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니카이는 총재 선거를 약식으로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이 각각 동수의 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실시하는 것이 원칙인데 긴급한 경우는 소속 국회의원과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대표만 참가하는 간이 선거로 대신할 수 있게 돼 있다.

당내 의원 기반이 취약하고 당원이나 지방 지지층이 튼튼한 이시바의 입장에서는 국회의원 표의 영향력이 더 큰 간이 선거가 불리하다.

당내에서는 간이 선거 방침이 '이시바 뭉개기'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으며 이시바파의 한 중의원은 밀실정치라고 비판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젊은 의원은 당원 투표를 포함하는 정식 선거로 총재를 선출할 것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아 집행부에 제출하기로 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원 투표를 요구하는 지방의원들의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각 도도부현 지부 연합회가 독자적으로 당원 투표를 해서 국회의원들의 투표 동향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자민당은 1일 열린 의원 총회에서 선거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