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펙트’ 러시아 코로나치료제 임상 5개월째..대답없는 ‘일양약품’

임상과정 묻자 “묵묵부답”, 일각 임상 신뢰도 의문 제기

2020-09-09     장원석 기자

일양약품이 러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임상과 관련,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업계로부터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다른 제약사들은 임상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반면, 일양약품은 그 어떠한 내용도 공유하지 않으면서 임상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일양약품은 지난 5월 국산 신약 ‘슈펙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러시아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당시 일양약품은 “슈펙트가 러시아 제약업계 1위 기업 알팜의 주관 아래 러시아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임상 3상을 승인 받았다”고 적극 홍보했다.

회사 측은 러시아 임상 승인은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 중 해외 임상 승인 첫 케이스라며 이미 신약으로 출시됐던 만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5개월이 넘도록 일양약품은 임상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묵묵부답을 유지하고 있다. 당연히 임상 신뢰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일양약품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러시아 임상 발표 전 최저 2만원 대에서 최고 10만6,500원까지 급등했다.

일양약품의 이러한 처사는 코로나 치료제·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다른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쉽게 납득이 안된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들도 공시를 통해 진행 상황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있다.

실제로 동물 의약품 전문업체 코미팜은 지난 8일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이탈리아 임상 취소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코미팜은 “이탈리아의약품청(AIFA)은 당사가 제출한 자료에 대해 이는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면역조절제로서 임상으로써 이탈리아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다른 연구의 환자 모집을 방해할 수 있어 환자 선정의 어려움과 부정적 견해를 고려해 임상시험계획신청을 취하하기로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코미팜은 임상 취소를 인정하고 숨김없이 바로 공개했다는 점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은 일양약품 측에 슈펙트 임상 진행 상황을 수차례 연락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