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협력사 민원에 귀 닫았나…일방적 소통 강요

회사 필요 시 전화, 협력사 문의 땐 메일…"담당 콜센터조차 불통"

2020-09-17     장은진 기자
[사진=쿠팡]

쿠팡이 일방적 소통방식에 협력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쿠팡에서 협력사가 필요한 경우 관리자까지 나서서 연락하지만 정작 협력사들이 애로사항을 겪을 때면 쿠팡은 '나몰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쿠팡 오픈마켓 판매자 A씨는 "제품에 문제가 있어 회수를 위해 구매한 고객들에게 빠르게 상황을 알려야 했지만, 마땅히 연락할 방법이 없어 손을 놓고 있다"면서 "담당 콜센터에 몇 번이고 연락을 해봤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결국 메신저를 남겨 연락했다"고 지적했다.

취재결과 쿠팡 오픈마켓 판매자를 비롯한 플렉서, 이츠 배달원 등은 본사 관리자급과 소통 가능한 창구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들이 쿠팡 본사와 유선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담당 콜 센터뿐이었으며, 콜센터 직원들의 경우 관리자 권한이 주어지지 않아 메뉴얼대로만 답했다.  

특히 협력사 직원들은 응급상황에서도 메일로 쿠팡에 다시 연락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쿠팡이츠 배달원들이다.

쿠팡은 현재 이츠 배달원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와 콜센터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콜센터가 컨트롤 타워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아 교통사고 등 응급상황에 처할 경우 배달원만 난처해진다. 이츠 배달원들은 연락해도 제대로된 대응을 할수 없는 콜센터를 두고 '빛 좋은 개살구'로 표현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배달원은 "배달이 조금이라도 늦어질 경우 본사가 우리에게 연락하는 건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그 반대의 상황에서 연락은 불가하다"면서 "배달원의 모든 정보를 본사가 확인하면서 그 의견을 반영할 의지조차 없는 불합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과도한 문의량에 콜센터 먹통이 된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 오픈마켓 콜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쿠팡 이츠도 평일, 주말 상관없이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콜센터 업무를 받는다.

경쟁사와 달리 쿠팡은 오픈마켓 입점문의와 불만센터를 한가지 번호로 운영하고 있었다. 또 각 코너마다 MD(상품관리자)를 배정해주는 경쟁사들과 달리 쿠팡 오픈마켓 관리자들의 담당코너는 포괄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쿠팡 오픈마켓 판매자 B씨는 "패션, 잡화 등으로 분류한 뒤 이를 다시 용품과 같이 코너 형태로 나눠 상품관리자들이 맡는데 쿠팡의 경우 관리자들의 숫자가 현저히 적다"면서 "로켓배송 상품들만 챙기고 오픈마켓 판매자들은 나몰라라 할꺼면 우릴 왜 받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쿠팡 관계자는 "콜센터에 문의량이 많은 만큼 모든 연락이 이뤄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콜센터 직원 수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회피했다.

이 관계자는 "그래도 쿠팡 콜센터가 타사 대비 연결률이 높다고 안다"면서 "연결이 안 되는 분들도 있지만, 최대한 연결률을 높이려 회사에서도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